플라스틱 줄이기.. 가능할까?
“플라스틱을 줄입시다.”
이 말은 뉴스나 포스터, 커피숍 머그잔에도 늘 붙어 있는 말이지만, 정작 일상에서 플라스틱을 줄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배달 음식 하나 시켜도 비닐·플라스틱 용기, 장 보러 가면 무조건 포장재가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말 궁금해졌습니다.
“일주일 동안 플라스틱을 하나도 안 쓴다면, 과연 가능한 걸까?”
그리고 그 도전을 위해 선택한 곳이 바로 ‘제로마켓’입니다.
처음엔 망설였지만, 일주일간 플라스틱 0개에 도전한 결과 내 생활 방식과 소비 습관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 경험을 오늘 여러분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1. 제로마켓, 이게 가능하다고?! 포장 없는 세상 체험
제로마켓은 말 그대로 ‘쓰레기 제로’를 지향하는 시장입니다.
플라스틱, 비닐, 일회용 포장재 없이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는 곳입니다.
제가 방문한 제로마켓은 서울 서교동에 위치한 매장이었습니다. 처음 들어섰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정갈하게 정리된 유리병 진열대와 통으로 가득한 곡류, 견과류, 세제, 샴푸 등 다양한 제품들이었습니다.
사용 방법도 간단합니다.
- 집에서 가져온 빈 병이나 통의 무게를 잰 후
- 원하는 만큼 제품을 담고
- 무게 차이만큼 결제하는 시스템이죠.처음엔 익숙하지 않았지만, 직원분의 설명과 안내 팻말이 잘 되어 있어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제로마켓에서 실제 구매한 품목
- 현미 500g
- 건조 렌틸콩 300g
- 손세정제 200ml
- 고체 치약 10개
- 천연 주방세제 250ml
- 무포장 초콜릿 간식 200g
이 모든 품목을 플라스틱 포장 없이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가격은 일반 마트 대비 큰 차이는 없었고, 어떤 품목은 오히려 저렴했습니다. (특히 곡물과 세제류)
2. 플라스틱 없는 일주일, 내 생활에 일어난 진짜 변화
일주일간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삶을 살아본 결과,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건 나의 선택 기준이었습니다.
1) “포장이 있는가?”가 소비 판단 기준이 됐다
마트나 편의점에 갔을 때 무의식적으로 손이 가던 과자나 음료 대신, ‘포장 여부’를 따지게 됐습니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배달음식, 가공식품, 불필요한 소비가 줄어들었죠.
제로마켓에서만 산 재료로 직접 요리를 하면서 식단도 건강해졌고, 식비도 줄었습니다.
2) 쓰레기양 절반 이상 감소
일주일 전에는 하루에도 두세 번은 쓰레기통을 비웠습니다. 비닐 포장지, 컵라면 용기, 배달 음식 용기까지…
하지만 플라스틱 0개를 지향하는 일주일 동안은 음식물 쓰레기만 나왔고, 비닐봉투는 단 한 장도 쓰지 않았습니다. 한 주간 모은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봤더니, 고작 절반도 차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3) 욕실, 주방도 ‘플라스틱 없는 공간’으로 바뀜
제로마켓에서는 고체 샴푸, 고체 치약, 리필 세제를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제품들을 써보니 굳이 플라스틱 용기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됐고, 욕실과 주방에서도 플라스틱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환경도 생각하면서 집안 분위기도 한결 깔끔해진 느낌이었습니다.
3. 완벽한 제로는 어렵지만, 시작은 쉬웠다
물론 솔직히 말하면, 완벽한 제로웨이스트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는 한계를 느꼈습니다.
- 고기, 생선, 유제품 등 신선식품은 대부분 포장이 필요
- 집 근처에 제로마켓이 없다면 접근성 부족
- 용기를 챙겨 다니는 수고스러움
- 친환경 제품 가격이 더 높은 경우도 있음
하지만 중요한 건, 100% 완벽한 제로가 아니라 ‘50%라도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쓰레기를 줄이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내 소비가 달라지고 삶의 방향도 달라졌습니다.
이런 실천을 통해 미니멀리즘, 자급자족, 건강한 소비 습관이 자연스럽게 따라왔고, 예상보다 더 많은 이점이 따라왔습니다.
플라스틱 0개, 불가능은 아니었다
플라스틱 0개로 일주일을 산다는 건 처음엔 너무 극단적이고 불가능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제로마켓이라는 시스템이 있었기에, 그 불가능을 가능한 일상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 내가 쓰는 플라스틱의 양을 자각하게 되었고
- 매일 발생하던 쓰레기를 반 이상 줄였으며
- 더 건강하고 계획적인 소비를 하게 됐습니다
결론적으로 제로마켓은 단순한 가게가 아니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꼭 매일 이용하지 않더라도, 한 달에 한 번,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제로마켓을 체험해 본다면 누구나 자신의 소비 패턴을 바꿔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한 번만 제로마켓에 가보세요.
쓰레기뿐 아니라, 당신의 하루도 가벼워질 겁니다.